블랙 미러 시즌7 세 번째 에피소드, '호텔 레버리'의 출연배우, 그들의 전작들, 에피소드 줄거리(스포있음)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잊혀진 기억과 인공적인 안식처라는 섬뜩한 조합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에피소드는, 기술이 인간의 가장 깊은 슬픔을 어떻게 다루고 또 악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씁쓸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줄거리
극 초반, 한물간 영화 스튜디오 키워스 픽처스는 재정난에 허덕이며 파산 직전에 놓입니다. 스튜디오의 마지막 희망은 젊은 사업가 키미(아콰피나)가 제시한 혁신적인 아이디어, 바로 과거의 명작 영화를 최첨단 기술로 리메이크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키워스의 대표작인 1940년대 흑백 로맨스 영화 "호텔 레버리"를 리메이크 하려고 하는데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알렉스 역 캐스팅에 난항을 겪습니다. 라이언 고슬링, 라이언 레이놀즈 등 쟁쟁한 남자배우들이 모두 고사하는데요. 이 때 배우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며 고전 영화를 동경하던 브랜디 프라이데이(이싸 레이)가 이 프로젝트를 알게되는데요. 브랜디는 여자가 남자 주인공 역을 대신 하면 어떠냐며 관심을 보이고, 키미는 탑배우인 브랜디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바로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시킵니다.
그렇게 최첨단 "리드림(ReDream)" 기술을 통해 브랜디의 의식은 영화 속 세계로 투입됩니다. 그녀는 영화의 남자 주인공 알렉스가 되어 상대역인 클라라(엠마 코린)와 함께 촬영을 진행합니다. 완벽하게 재현된 세트와 AI로 만들어진 캐릭터들 속에서 브랜디는 놀라움과 함께 묘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특히 클라라 역의 엠마 코린은 1940년대 여배우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브랜디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예상치 못한 오류와 클라라의 돌발적인 행동들이 나타나며 브랜디는 혼란에 빠집니다.
브랜디는 키미와 기술팀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리드림" 기술은 단순한 영화 재현이 아닌, 과거 배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완벽하게 복제한 인격체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클라라는 단순한 AI 캐릭터가 아니라, 과거의 배우 도로시 챔버스의 기억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더욱이, 도로시는 극 중 클라라처럼 억압된 삶을 살았으며, 동성과의 사랑 때문에 고통받았고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2. 결말
시스템 오류로 인해 브랜디와 클라라는 영화 속 세상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고, 서로에게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시스템은 리셋되고, 클라라는 촬영 이전의 기억으로 돌아갑니다. 현실로 돌아온 브랜디는 묘한 상실감에 휩싸입니다.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브랜디는 "주니페로 드라이브"라는 주소가 적힌 소포를 받게 되고, 그 안에는 AI 클라라와 통화할 수 있는 장치가 들어있습니다. 이는 과거 블랙 미러의 명작 에피소드 "샌 주니페로"를 연상시키며, 인공적인 존재와의 관계, 그리고 기술이 인간의 외로움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유튜브를 보다보면 AI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시켜 가족들과 만나게 하는 영상들을 종종 보는데요. 마지막 장면은 멀지 않은 미래엔 집에서도 저렇게 AI로 소통할 수 있게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3. 주요 배우 정보
브랜디 프라이데이 역의 이싸 레이: 유튜브 코미디 시리즈 "Awkward Black Girl"로 이름을 알렸고, HBO 드라마 "인시큐어"의 공동 제작, 각본, 주연을 맡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저에게는 마고 로비 주연의 영화 '바비'에서의 활약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현실에서는 동성이 아닌 사업가 남성과 2021년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도로시 챔버스/클라라 역의 엠마 코린: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다이애나 비 역을 맡아 섬세하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2022년 non-binary 커밍아웃 이후 다양한 독립 영화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호텔 레버리"에서는 1940년대 은막의 스타의 고독과 내면의 갈등,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랑에 빠지는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합니다. 영화 알라딘 주연 라미 말렉과 2년 여간 교제하다 헤어졌습니다.
키미 역의 아콰피나: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에서 독특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사랑받는 배우입니다. "호텔 레버리"에서는 돈을 쫓는 듯하지만 어딘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사업가 키미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그녀의 능글맞으면서도 현실적인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