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별나도 괜찮아'
이번 포스트에선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했던 미드를 리뷰 및 추천하려고 합니다. 바로 'Atypical'인데요. 한글 제목은 '별나도 괜찮아'입니다. 자폐증을 가진 고등학생 샘(Sam)과 샘의 가족, 친구들, 또 샘의 테라피스트, 여자친구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그린 미국드라마입니다.
첫화부터 이 드라마에게 매료된 계기는 외모부터 행동까지 쿨내가 진동하는 샘의 여동생 케이시였어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오빠인 샘을 늘 든든하게 또 부담스럽지 않게 지켜주고 함께해주는 케이시의 존재가 너무 따뜻했답니다. 케이시 뿐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 한명한명에게 정이 들고 마음이 가는 드라마인데요. 샘의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알바 동료이자 샘에게 언제나 다양한 조언을 해주는 친구 자히드, 조금 정신없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샘을 아끼는 여자친구 페이지, 샘에 눈높이에 맞춰 언제나 샘에게 좋은 상담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줄리아. 그 외에도 샘과 관계를 맺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에게서 따뜻한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Atypical이라는 adjective는 주인공 샘에게만 해당되는 형용사는 아닌 것 같아요.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에게 atypical한 모습이 있거든요. 그들 모두의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져서 마지막 시즌을 향해가면서 주인공은 샘이지만, 주인공만큼 주변인물들에게 더더욱 애착을 갖게 되실거예요. 그런데 사실 무엇이 typical이며 atypical일까요? 'Atypical'이라는 드라마 제목은 어쩌면 단어의 사전적 의미 그 이상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팬도 많고 대중적인 인기도 꽤 있던 Atypical이 시즌4를 마지막으로 종영하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텐데요. 제가 생각하는 그 중 한가지를 말하자면 ASD를 앓고 있는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드라마가 꽤나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다네요. 아무래도 ASD라는 병명이 포함하는 증상의 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주의를 요망하는 부분들이 있어도 학교 성적이 뛰어나고 주변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지내는 샘이 ASD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다면 대중적인 관점에서 이 병을 오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같은 경우 오히려 ASD를 가진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어떤 불편함, 인내, 노력을 감수해야하는 일인지 조금이라도 간접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편견없이 대하는 주변인물들을 보며 누군가는 너무 이상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런 그들의 색안경없는 모습이 저로 하여금 그들과 같은 모습이기를 바라게 했답니다.
시즌이 끝나는게 너무 아쉬운 드라마는 오랜만이예요. 하지만 마지막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떡밥회수도 안하고 끝인지 전혀 알 수 없게 찝찝하게 끝나는 결말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마지막 시즌 마지막 에피까지 저에게는 너무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애착이 가는 드라마여서 등장인물들이 아직 제 마음에 어느정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상상력에서 발현된 허구의 인물들이지만 한명한명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배우들 비하인드스토리
주인공 샘 역할을 맡은 키어 길크리스트는 무려 이 드라마가 첫 주연작이라고 합니다. 그걸 감안했을 때 이렇게 큰 작품에서 어려운 연기를 정말 잘 소화한 것이 대단하네요. 케이시 역을 맡은 브리짓과 샘 역의 키어 둘다 배우이자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입니다. 키어 인터뷰 영상을 보면, 드라마에서의 모습과 180도 다른 시크하고 뭔가 태(?)가 나는 분위기에 너무 멋있어서 혼란스럽다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드라마 메이킹 영상만 봐도 카메라가 꺼졌을 때와 켜졌을 때의 갭이 너무 커서 당연한 걸수도 있지만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케이시 역을 맡은 브리짓은 묘한 중성적 매력을 맘껏 뿜어대더니 아니나 다를까 자신을 nonbinary로 정의한다고 합니다. 자라면서 늘 자신을 여자로 느끼기도, 남자로 느끼기도, 또는 둘다 아닌것처럼 느꼈다고 하네요. 실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유분방한 영혼이라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정말 기대가 되는 배우예요.
제가 또 재밌었던 부분은 샘에게 항상 여자에 관련된 조언을 해주는 자히드 역을 맡은 닉 도다니(Nik Dodani)가 사실 커밍아웃을 한 게이라는 거예요. 게이 배우가 straight 역할을 하는 것은 꽤나 흔한 일이지만, 자히드는 이 드라마에서 그 누구보다 여자를 만나는 것에 열정적인 혈기왕성한 소년의 모습을 보여줬고 스킨십 장면도 많았어서 이 역을 맡은 자히드의 본체가 게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fun fact로 다가왔습니다. 이 배우는 스탠드업 코미디도 종종 하는데 드라마에서도 웃음을 주는 감초역할을 잘 소화했듯 스탠드업 코미디도 능청맞게 잘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샘의 엄마 엘사 역을 맡은 제니퍼 제이슨 리는 왕년에 정말 잘나가는 여배우였다고 합니다. 배우 정보를 검색하며 알아낸 것은 그녀가 노아 바움백의 전처였다는 건데요. 노아 바움백은 영화 '결혼 이야기'를 연출한 감독인데 현재는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그레타 거윅의 파트너입니다. 두 영화 모두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이라 할리우드에서는 이들을 파워 커플이라고 부를 만큼 그 명성이 대단하고 이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저 또한 두 영화를 참 좋게 봤어서 두명 모두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결혼 이야기'가 노아와 제니퍼의 이혼을 노아의 입장에서 그린 영화라고 생각하니 어떻게보면 불륜일수도 있는 관계가 참 미화된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결혼 이야기'를 나중에 다시 보게 된다면 다른 관점을 갖고 보게 될 것 같아요. 노아 바움백이 연출한 영화 중 그레타와 제니퍼가 모두 출연한 영화가 있는데 어떤 기사들을 보면 그 시기 이후로 노아와 그레타가 가까워졌다고도 하네요. 어찌됐든 제니퍼는 자신의 이혼 과정을 담은 '결혼 이야기'를 보고 노아에게 감상평까지 해줬다니 정말 헐리우드는 헐리우드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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