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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미국 방송계의 민낯을 보여주는 드라마, 더 모닝쇼

by 가십걸 202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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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미국 방송계의 민낯을 보여주는 드라마, 더 모닝쇼 

애플TV+는 넷플릭스, Hulu, 디즈니+에 맞서는 애플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해외에서도 아직까진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매우 높아 애플TV+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비교적 적다고 느끼는데요. 아마 한국분들에게도 많이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애플 제품을 사면 애플TV+를 일시적으로 무료로 볼 수 있는 쿠폰을 줘서 작년 겨울 애플TV+로 보고 싶었던 영화와 드라마를 몇편 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이 작품 하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정기 구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한 작품이 있어서 오늘 소개하려 합니다. 제목에 이미 적었듯, "더 모닝쇼(The Morning Show)" 입니다. 

   

더 모닝쇼 포스터

2019년 11월에 첫 방영한 더 모닝쇼는 일단 출연진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미국인들의 국민 첫사랑이자 미드 "프렌즈"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얼굴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영화 "금발이 너무해"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리즈 위더스푼이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메인 주인공들입니다. 또 이 둘이 제작까지 참여한 작품이라 더 관심을 갖고 보게된 것 같습니다. 둘은 프렌즈에서 친자매를 연기한 것을 계기로 만나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멋진 우정을 나누고 있는 사이입니다. 

왼쪽부터 맷 르블랑,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from "Friends"

남자 주인공으로는 미드 "오피스"에서 마이클 스캇을 연기한 스티브 캐럴이 나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스티브 캐럴은 원래 시즌1만 출연을 약속했었다고 합니다. 워낙 임팩트가 크기도 했고, 나오는 작품마다 거의 주연급이라 이 드라마에서도 잠깐 나오고 말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실상은 다음 시즌에 나올지 안나올지 결정도 안된 캐스트였더라고요. 최근에 봤던 뉴스에서는 다음 시즌에도 출연한다는 소식을 봤었는데 어떻게 될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1. 줄거리

더 모닝쇼가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을 적나라하게 다룬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했듯 시즌1은 2019년에 첫 방영이 되었는데, 몇년 전부터 시작된 #MeToo 운동을 시즌 전체에 녹여냈고, 그 외에도 라스베이거스 총격사건과 같은 미국 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들이 등장합니다. 드라마는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아침 뉴스쇼 '더 모닝 쇼'의 호스트인  미치 케슬러(스티브 캐럴)의 갑작스러운 강제 방송 하차로 시작됩니다. 그가 방송에서 하차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그의 성적 부정행위 사실이 폭로되서였죠. 한국으로 따지면 국민 아나운서(?)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그의 사생활 폭로에 방송국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됩니다. 

 

미치와 함께 진행을 하던 알렉스 레비(제니퍼 애니스톤)는 이런 일을 저지른 미치가 밉기도 하지만, 자신과의 케미가 훌륭했던 파트너를 잃은 마음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자신이 오랜 기간 동안 진행해온 프로그램이 존폐 위기에 놓이자 어떻게 해서든 지키려고 합니다. 드라마는 그들이 방송국에서 함께한 과거, 현재를 넘나들며 출연진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와 타이트한 스토리 라인으로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갑니다. 

 

 

2. 등장인물

(1) 브래들리 잭슨 (리즈 위더스푼)

위 줄거리만 읽으신 분들은 그럼, 리즈 위더스푼은 주연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리즈 위더스푼이 연기한 브래들리 잭슨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변곡점들이 브래들리의 말과 행동에서 비롯될 때가 많기 때문이죠. 브래들리는 본인은 딱히 보수 성향은 아니지만 보수 성향의 비교적 작은 방송국에서 활동하는 리포터입니다.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지만, 출세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목을 잡는 가족, 또 상사라도 할말은 다 하고 살아야하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캐릭터지요. 그러다 브래들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는 일이 생기는데요. 인터뷰를 하러 간 시위 현장에서 "가짜 뉴스!"를 외친 시민과 말다툼을 한 영상이 바이럴하게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로 인해, 미치 없이 홀로 방송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알렉스와 '더 모닝 쇼'에서 인터뷰를 할 기회까지 얻게 됩니다. 이 만남을 시작으로 브래들리의 인생은 하루 아침에 바뀌게 됩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드라마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2) 미치 케슬러 (스티브 캐럴)

스티브 캐럴이 연기한 미치 케슬러는 알렉스보다 쇼에 늦게 투입되었지만, 특유의 유머감각과 타고난 대인관계 능력으로 #미투 전까지는 방송국은 물론, 미국 대중들에게도 사랑받는 존재였습니다. 그가 멍청한 역할로는 나왔어도 악역으로 나온 작품은 이제껏 보지 못해서 처음 몇 에피소드를 볼 때 까지만 해도 #미투의 어두운 면을 다룬 드라마는 아닐까 하며 긴가민가 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느정도 어두운 면을 다루긴 했지만, 미치 케슬러는 희생자가 아닙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은 윗선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등 정말 억울한 듯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 나갑니다. 그러나 더 큰 죄를 짓는 사람이 있다고 죄를 지은 사람이 죄가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가 강조하는 '쌍방관계'도 힘의 불균형에서 비롯됨을 무시할 수 없기에 그의 주장은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대변이지요. 

 

 

(3) 알렉스 레비 (제니퍼 애니스톤)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묘사가 입체적인 것입니다. 미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에피소드들 중에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저에겐 너무나도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현실감이 없을 때가 잦지만, 선과 악이 불분명한 캐릭터가 많은 것은 굉장히 현실적인 것 같아요. "더 모닝 쇼"의 알렉스 레비도 그런 인물 중 한명입니다. 사실 미치, 브래들리도 입체적인 역할이지만 저에겐 아메리칸 스윗하트인 제니퍼가 연기한 알렉스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알렉스는 뉴스 계의 독보적인 아이콘에서 이제는 조금 한물 간 뉴스 진행자이자,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지만 남편과 별거 중이며 딸과의 관계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갑니다. 얼마 전 #미투로 방송에서 하차한 미치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렉스는 그의 문란한 생활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왔죠.

 

망가진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찾아간 딸의 기숙사에서 결국은 대판 싸우고 딸에게 욕까지 하고 나오는 장면은 정말 인상에 남습니다. 일 때문에 소홀했던 가정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사과하고,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대화를 하다 화가 나서 결국 딸한테 엿날리고 떠나는 장면이 기억에 안남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더 멋진 인물로 변화되어 가는 알렉스의 시즌2 활약이 기대됩니다. 

 

 

(4) 찰리 "칩" 블랙 (마크 듀플라스)

다른 인물들도 더 추가하고 싶지만 포스트가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마지막으로 소개할 인물은 극중에서 '칩'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더 모닝 쇼'의 총괄PD입니다. 마크 듀플라스는 앞서 언급한 배우들에 비해 저에게는 덜 익숙한 얼굴이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별 색깔 없는 조연으로 생각하고 보다가 극 후반으로 갈수록 그의 연기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시즌 초반의 칩은 자신의 프로그램이 망할지도 모르는 사태에 대한 스트레스로 가득한 사람인 것 외에 특별한 특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도 그만의 비밀을 갖고 있지요. 또 겉으로 보기엔 정말 좋은 동료 사이 같은 미치와 알렉스 사이의 미묘한 경쟁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 중 한명이기도 합니다.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칩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데, 연기 구멍이 없는 이 작품에서도 그의 연기가 제게는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3.  '더 모닝 쇼' 시즌 2

Hasan Minhaj

2021년 여름 방영 예정인 시즌2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다룬다는 기사를 봤는데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합니다. 또 시즌2에 새로 투입되는 배우들도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Patriot Act를 진행하는 Hasan Minhaj, 굿 와이프의 Julianna Marguiles가 함께 한다고 합니다. 

Julianna Marguiles

원래는 2020년 11월 방영 예정이었던 '더 모닝 쇼'가 팬데믹으로 인해 일정이 늦춰졌지만, 더 오래 준비하고 기다린 만큼 완성도가 높은 시즌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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