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guys, my name is Shannan Watts."
콜로라도에 사는 섀넌 왓츠(Shannan Watts)는 벨라(Bella)와 씨씨(CeCe), 그리고 뱃 속의 니코까지 세 아이를 둔 엄마이자 아내였다. 섀넌은 평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활발히 소통했다. 일상을 전하기도 하고, 마케팅 일을 했기 때문에 업무 용도로도 잘 활용했다.
부유하지 않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섀넌은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했다. 밤낮으로 일해 차근차근 돈을 모았고, 그 결과 25세의 나이에 본인의 명의로 된 집도 살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일해서 쟁취하는 그녀에게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섀넌은 만성 면역질환 루푸스를 앓고 있었는데, 병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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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넌이 말하는 그녀가 "바닥을 쳤을 때"가 루푸스가 발병한 시기인지, 병이 악화된 시기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쨌든 섀넌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어 할 때 크리스 와츠(Christ Watts)가 그녀의 삶에 나타났다.
"He is the best thing that has ever happened to me."
섀넌은 어느 날 크리스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았다. 그들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섀넌은 앞에서 말했듯이 건강 악화로 힘들어하던 중이었고, 마침 싱글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미 한 번 결혼을 했었고, 이혼한 상태였다). 모르는 사람이 갑작스레 친구 신청을 했지만, 그 당시 페이스북은 지금의 인스타그램과 비슷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르는 사람이나 건너 아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일이 흔했고,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성사된 커플들도 많았다.
그렇게 그들은 연애를 시작했고 결혼에 골인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그들의 결혼식 영상이 짧게 나오는데, 정말 너무나도 행복한 커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섀넌의 남동생이 크리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면, 후에 법정에서 크리스에게 감정을 꾹꾹 눌러 말하는 동생이 그에게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을 까 싶다 (대리인이 읽었지만 감정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American Murder: The Family Next Door
2018년 8월, 콜로라도에 사는 미국의 한 남성이 두 자녀와 임신 15주 된 아내를 살해했다는 뉴스가 미국 전역에 전파를 탄다. 이 끔찍한 살인 사건을 뉴스로 접한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살인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크리스 와츠이며, 피해자는 그의 아내 섀넌 와츠, 그리고 두 자녀인 벨라 와츠와 셀레스테 와츠였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들은 평소 행복한 모습으로 좋은 평판을 유지했고, 특히 크리스는 주변 사람들에게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로 통했다.
살인사건도 당연히 이해할 수 없지만, 사건이 일어난 후 크리스의 행보를 들여다보면 정말 기가 찰 수 밖에 없다.
사건은 아마 새벽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아침, 섀넌의 친구 니콜(Nickole)은 평소 같으면 아침부터 연락을 했을 섀넌이기도 하고, 임산부에 지병까지 있는 섀넌이 통 소식이 없자 걱정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일을 하러 나간 크리스에게 섀넌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 여러 번 연락했는데, 차분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겼다. 이에 그녀는 경찰에 연락해 섀넌이 괜찮은지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니콜의 전화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섀넌에 집에 인기척이 없자 집주인인 크리스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곧 크리스가 도착하고 그들은 함께 집에 들어가는데, 크리스는 이 때 경찰에게 자신도 어느 시점 이후로 섀넌과 연락이 끊겼다며 모르는 척 거짓말을 한다.
사건의 전말을 다 알고나면 더 쉽게 알 수 있지만, 크리스의 표정, 말과 행동은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아이들이 모두 실종된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경찰의 바디캠이 촬영한 모습을 보면, 크리스는 경찰과 섀넌의 이웃들이 집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동안 주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다. 집안을 확인한 결과, 2층에서 섀넌의 핸드폰이 발견 됐고 (which was very suspicious considering that she always carries her phone with her), 아이들의 담요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추가로 섀넌의 이웃이 자신의 집 CCTV 영상을 경찰에게 제공하는데, 이때 크리스가 아침 일찍 트럭에 짐을 싣는 것을 확인했다. 또 경찰과 크리스와 함께 있던 이웃 남성이 크리스의 행동을 이상하게 느끼고, 크리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경찰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오늘 크리스의 모습은 평소 알던 크리스의 모습과 매우 다르다고. 크리스는 평상시 말이 거의 없는 사람인데, 오늘따라 부산스럽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수상하다고 말이다. 경찰은 크리스가 가족들의 실종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그럴 수도 있을 거라며 일단 대화를 마무리하고 자리를 떠난다.
크리스의 이런 의심스러운 행동이 없었더라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보통 가까운 사람들부터 조사를 하기 때문에 크리스는 경찰서에 가게 된다. 이 때부터 이미 일어난 막장이 막장드라마가 된다.
위 영상은 평소 즐겨보는 범죄심리학 채널의 영상인데 콘텐츠가 그렇게 자주 올라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라올 때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내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면 바로 보는 편이다.
파트를 나누어 여러 편으로 올린 케이스는 몇 없는데 크리스 와츠 편은 무려 세 편이나 있다.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지만서도 거짓말인게 너무 티가 나는 그의 찌질한 모습을 보는 건 조금 힘들다. 그럼에도 끝까지 볼 수 있던 이유는 진술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좋은 의미X). 스포 아닌 스포를 조금 하자면 여자 수사관이 등장하는 부분부터 더 몰입이 된다.
심문이 꽤 길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몇 부분이 있다. 심문 내내 크리스는 변명하기 바쁠 뿐, 슬퍼하지 않는다. 말로는 가족들이 무사히 돌아오기 바란다지만, 조금의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수사관이 슬퍼하지 않는 크리스의 모습에 대해 질문을 하자, 그제서야 갑자기 우는 (흉내에 가까운) 모습은 역겹기까지 하다.
또 중간에 크리스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여러가지 상황을 임의로 지어내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다 (part 3 참조). 한가지 예로 혹시 섀넌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을 저지렀냐고 물어보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건지, 그 이후로 새로운 진술을 하기 시작한다. 집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보이지 않아 지하로 내려갔는데, 그 때 섀넌이 아이들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한다. 그 광경을 보고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섀넌을 죽였다고 진술한다 (심문 후반부에 등장하는 자신의 아버지에게도 같은 진술을 한다).
그러나 이미 크리스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있는 수사관들에게 이 거짓말이 통할리 없다. 수사관이 물어본다. 아이들이 죽은 것을 어떻게 확인했냐고. 크리스는 아이들의 얼굴 상태를 보고 판단했고, 이미 죽어있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대답한다. 그의 대답에 수사관은 보통의 부모라면 아이의 상태가 가망이 없어 보여도, 어떻게든 일단 병원에 데려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사관 본인이라면 전문의에게 사망선고를 받기 전까지는 아이들의 죽음을 절대 쉽게 인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니 크리스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외에도 수사관들은 크리스가 니콜 케신저(Nichol Kessinger)라는 다른 여성과 불륜 관계였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니콜은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곧바로 니콜도 심문을 받았지만, 니콜은 그가 별거 상태인 줄 알고 만났고 사건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아주 쉽게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고 그 이후로 추가 심문을 받지 않았다. 후에 확인된 사실로, 니콜은 그가 별거 상태가 아닌 것도 알았고 섀넌이 임신 상태라는 것 까지 알고 있었다고 한다. 사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말이 많다.
장시간의 수사 끝에, 그는 시신을 트럭에 싣고 섀넌과 뱃속의 니코는 회사 부지에, 아이들은 오일탱크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그 후...
2018년에 일어난 사건이고, 크리스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감옥에 있지만, 아직도 이 사건을 팔로우 하는 사람들이 많다. 크리스의 양파(?)같은 과거사와 사회로 다시 나오려는 노력들이 그 이유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충격적인 과거로는 최근에 크리스와 교제했다는 남성이 등장했다. 또 크리스의 진술로 이루어진 책이 출간되었으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변호사와 연락하며 형량을 줄이려하고 있다고 한다.
니콜 케신저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도 그럴것이 니콜 케신저는 사건 당일 크리스와 몇시간 동안 통화를 한 기록이 있음에도 그에 대한 조사는 받지 않았다. 니콜 케신저는 사건 이후 쥐 죽은 듯 지내는지 그녀에 대한 소식은 도통 찾을 수 없다. 어떤 노인 여성이 자신이 케신저의 할머니이며 케신저가 사건 이후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거짓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신빙성 있는 정보로는 넷플릭스에서 다큐가 나오자 개명을 했다는 것 정도이다.
나는 한동안 이 사건에 invested되어 있었다. 워낙 잔인한 사건이기도 했고, media presence도 컸기 때문에 내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피드에 사건 관련 정보들이 종종 떴다 (하나를 봐도 열 개를 가져오는 알고리즘 때문도 있다).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마다 지나치지 못했던 탓에 어쩌다보니 지금은 이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된 듯 싶다. 이 포스트를 거의 내 기억으로만 작성했으니 말이다.
크리스의 부모는 원래부터 섀넌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섀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그들 뿐 아니라, 섀넌의 이래라 저래라 하는 성격 (what's bossy in Korean?)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섀넌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하고 행동을 저질렀어도, 살인은 절대 정당화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죽음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크리스 와츠는 평생 그 죗값을 치루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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